금융사 AI 인재 영입 경쟁, 비싸게 데려온 쪽이 이길까

국내 금융사들이 AI 인재를 데려오고, 키우고, 미리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세 가지 방식과 숨은 비용, 금융주 투자자가 볼 점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1. 금융사들은 지금 어떻게 뽑고 있을까?
  2. 비싸게 데려오는 게 왜 답이 아닐까?
  3. 규모가 큰 금융사가 결국 유리하지 않을까?
  4. 그런데 왜 조심해야 할까?
  5.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6. 앞으로 확인할 것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비싸게 데려온 쪽이 이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 경쟁에서 앞서는 건 돈을 가장 많이 쓴 회사가 아니라, AI 인재를 어디에 쓸지 먼저 정해 두고 뽑은 회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금융주 투자자라면 채용 규모보다, 그 인건비가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 설명하는 회사인지를 보시면 됩니다.

왜 이렇게 보는지, 국내 금융사들이 지금 어떻게 뽑고 있는지부터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한눈에 보기
사 오기 : IBK기업은행·iM뱅크의 AI 경력직 채용
키우기 : 하나금융, 2027년까지 데이터 전문인력 3,000명 목표
미리 찾기 : JB금융 AI 경진대회, iM금융 채용 연계 프로그램
숨은 비용 : 컴퓨팅 자원, 흔들리는 급여 기준선, 중간급 인력 이탈
한 줄 결론 : 많이 쓴 쪽이 아니라, 쓸 곳을 먼저 정한 쪽이 이긴다

금융사들은 지금 어떻게 뽑고 있을까?

방식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는 바로 쓸 사람을 사 오는 쪽입니다. IBK기업은행은 3월 생성형 AI 모델링·기술 연구, 플랫폼 엔지니어링 등 4개 분야에서 전문인력 5명을 뽑는 수시채용 공고를 냈습니다. 석·박사 학위와 경력을 인정해 책임자급 채용까지 검토하겠다고 했지요. iM뱅크도 4월 경력직 채용에서 맨 앞 분야로 AX를 내걸고 나이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AX는 AI 전환, 회사 업무 전반에 AI를 들이는 일을 말합니다.

둘째는 안에서 키우는 쪽입니다. 하나금융은 2022년에 세운 '2025년까지 데이터 전문인력 2,500명' 목표를 일찍 채우고, 2025년 11월 '2027년까지 3,000명'이라는 새 목표를 내놨습니다. 밖에서 비싸게 사 오기보다 업무를 잘 아는 직원에게 데이터와 AI를 가르치는 쪽에 무게를 둔 셈입니다.

셋째는 일찍 찾아 두는 쪽입니다. JB금융은 2025년 12월 대학생·대학원생 대상 첫 AI 경진대회를 열고 우수팀에 채용 우대를 내걸었습니다. iM금융은 결선 진출자가 iM뱅크·iM증권에 지원하면 서류와 필기를 면제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구요. 경력 개발자들이 서울 강남과 판교 쪽을 선호하니, 경력직 영입전에서 정면으로 붙기보다 일찍 인재를 찾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지요.

비싸게 데려오는 게 왜 답이 아닐까?

금융사가 AI 인재 한 명에게 실제로 쓰는 돈은 연봉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쓸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인프라, 각종 도구와 관리 비용이 함께 붙습니다.

더 큰 건 눈에 잘 안 보이는 비용입니다. 외부 인재에게 높은 연봉을 얹어 주면 조직 전체의 급여 기준선이 흔들립니다. 오래 일한 중간급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덜 대우받는다고 느끼면 회사를 떠나고, 그들이 갖고 있던 업무 지식도 함께 빠져나가지요.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값을 부른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일을 '승자의 저주'라고 부릅니다. 쓸 곳을 정하지 않은 채 비싼 인재를 데려오면 금융사도 이런 처지가 될 수 있습니다. 똑똑한 사람은 얻겠지만, 그 사람이 회사를 경쟁사보다 더 낫게 만들어 준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규모가 큰 금융사가 결국 유리하지 않을까?

절반만 맞습니다. 규모가 도움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같은 금액을 AI 인재에 써도 이익이 큰 회사는 마진을 지키며 감당할 수 있지만, 이익이 작은 회사에는 훨씬 무거운 부담이 되거든요. 인재와 인프라에 동시에 투자할 여력도 큰 회사 쪽이 더 있구요.

그런데 진짜 차이는 돈을 쓰는 방식에서 납니다. 경쟁사가 눈치채기 전에 효과가 큰 쓰임새를 먼저 찾고, 남을 따라잡으려고가 아니라 격차를 벌리려고 뽑는 회사가 앞서 나갑니다.

예를 들어 자체 리스크 모델을 이미 내부 인력으로 만들어 둔 회사라면, 처음부터 다시 짓는 대신 빈 곳만 메울 전문가를 뽑으면 됩니다. 인건비는 덜 들고, 업무 지식은 이미 팀 안에 있으니 남들이 따라 하기도 어렵지요. 반대로 대형 경쟁사들이 한꺼번에 돈을 붓는 분야에 쓸 곳도 없이 뛰어들면, 범용 인재의 몸값만 올려 주게 됩니다.

그런데 왜 조심해야 할까?

'쓸 곳을 정한 회사가 이긴다'는 말을 '덜 쓰는 회사가 안전하다'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지금 투자하고 당장의 이익 부담을 감수하거나, 덜 투자하고 나중에 자리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거나. 비용을 아예 피하는 세 번째 길은 없거든요.

해외에서는 이 흐름이 다른 인건비를 줄이는 쪽으로 이어지는 장면도 나옵니다. 6월 초 디지털데일리가 전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컨설팅 회사 맥킨지의 AI 조직 QuantumBlack 측은 일부 은행이 주니어 애널리스트 채용을 최대 3분의 2까지 줄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AI 인재에 돈을 쓰는 만큼 다른 곳의 비용 구조도 함께 바뀔 수 있다는 뜻이지요.

성과가 늦게 확인된다는 점도 있습니다. AI가 트레이딩이나 심사에서 실제로 수익을 바꿨다는 숫자가 나와야 누가 잘했는지 알 수 있는데, 그때쯤이면 돈은 이미 나간 뒤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국내 은행·증권주를 갖고 있다면, AI 인재 확보전을 몇 년에 걸친 비용 구조의 변화로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채용 뉴스 하나로 주가가 오를 일도, 내릴 일도 아니라는 뜻이지요.

대신 실적 발표를 볼 때 연결 고리를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AI 인건비가 어느 사업의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회사와, 그냥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만 말하는 회사는 시간이 지나면 갈리게 마련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

🔸 성과의 증거 — 트레이딩, 리스크 관리, 심사에서 AI가 수익이나 위험 관리를 바꿨다고 숫자로 보여 주는 금융사가 나오는지

🔸 사 오기와 키우기의 결과 차이 — 하나금융처럼 내부 양성을 택한 쪽과 경력 영입을 택한 쪽의 성과가 어떻게 갈리는지

🔸 다른 직군의 채용 변화 — AI 전문인력을 늘리는 대신 신입이나 다른 직군 채용을 줄이는지, 그게 비용 구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면책 고지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 전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국내 금융사들은 AI 인재를 어떻게 뽑고 있나요?

크게 세 갈래입니다. IBK기업은행처럼 석·박사 경력을 인정해 책임자급까지 검토하며 사 오는 쪽, 하나금융처럼 2027년까지 데이터 전문인력 3,000명을 안에서 키우는 쪽, JB금융처럼 대학생 경진대회로 미리 인재를 찾는 쪽이지요.

AI 인재 한 명에 드는 비용은 연봉이 전부인가요?

아닙니다.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인프라, 관리 비용이 함께 붙고, 더 큰 건 눈에 안 보이는 비용입니다. 외부 인재에 높은 연봉을 얹으면 조직 전체의 급여 기준선이 흔들리고, 중간급 인력이 빠져나가며 업무 지식도 같이 나갈 수 있거든요.

규모가 큰 금융사가 결국 이기는 것 아닌가요?

절반만 맞습니다. 같은 지출이라도 이익이 큰 회사가 감당하기 쉬운 건 맞지만, 앞서는 쪽은 쓸 곳을 먼저 정하고 골라서 투자한 회사라고 봅니다. 쓸 곳 없이 뽑으면 범용 인재의 몸값만 올려 주게 되니까요.

금융주 투자자는 이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하나요?

몇 년짜리 비용 구조의 변화로 보는 게 맞다고 봅니다. 비용의 크기보다, AI 인건비가 어느 사업의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 설명하는 회사인지를 따져 보는 편이 실용적이지요.

AI 채용의 성과는 언제 알 수 있나요?

시점을 못 박긴 어렵습니다. 트레이딩, 리스크, 심사에서 AI가 성과를 실제로 바꿨다는 숫자가 나오기 시작해야 알 수 있거든요. 결국 채용 규모가 아니라 실적이 답하는 질문인데, 그때쯤이면 돈은 이미 나간 뒤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