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토큰으로 만들어도 결국 주식일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블록체인 위에 발행한 증권에도 기존 증권법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기준을 냈습니다. 누가 만든 토큰인지가 왜 중요한지 정리했습니다.

목차
  1. SEC는 무엇을 정리했을까?
  2. 누가 만든 토큰이냐에 따라 무엇이 달라질까?
  3. 보관과 거래도 기존 틀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4. 그런데 왜 조심해야 할까?
  5.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6. 앞으로 확인할 것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기준으로는 토큰으로 만들어도 주식은 주식입니다. 블록체인이라는 새 그릇에 담겨도 기존 증권법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게 SEC의 정리입니다. 다만 같은 '토큰 주식'이라도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실제로 쥐는 권리와 위험이 달라지니, 토큰 상품을 만나면 그것부터 확인하시면 됩니다.

왜 이렇게 보는지, SEC가 무엇을 정리했고 시장에서는 무엇이 움직이고 있는지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한눈에 보기
발표 : 2026년 1월 28일 SEC 세 부서의 공동 직원 성명
핵심 : 발행 형식이 달라도 연방 증권법 적용은 그대로
갈림길 : 발행사가 직접 만든 토큰인지, 제3자가 만든 토큰인지
시장 움직임 : 나스닥 토큰 주식 시범 사업 승인, 대형 운용사의 토큰 펀드
한 줄 결론 : 그릇은 바뀌어도 규칙은 그대로, 대신 누가 만들었는지가 중요해졌다

SEC는 무엇을 정리했을까?

토큰증권(tokenized securities)은 주식이나 채권처럼 증권에 해당하는 금융상품을 블록체인 위의 토큰 형태로 발행하거나 기록한 것을 말합니다. SEC의 기업재무국·투자운용국·거래시장국, 세 부서는 2026년 1월 28일 함께 낸 직원 성명에서 이 토큰증권을 어떻게 볼지 정리했습니다.

요지는 간단합니다. 증권을 어떤 형식으로 발행하든, 누가 얼마를 갖고 있는지를 어떤 방식으로 기록하든 연방 증권법의 적용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새 규칙을 만든 게 아니라, 기존 규칙이 블록체인 위에서도 똑같이 통한다고 못 박은 것이지요.

상품을 이름이 아니라 경제적 실질로 판단한다는 원칙도 다시 강조했습니다. '토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따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누가 만든 토큰이냐에 따라 무엇이 달라질까?

성명은 토큰증권을 크게 두 갈래로 나눕니다.

첫째는 발행사형입니다. 회사나 그 대리인이 자기 증권을 직접 토큰으로 만듭니다. 블록체인 기록을 아예 주주명부로 쓰는 방식도 있고, 증권은 기존대로 두고 토큰은 소유권 이전 기록을 바꾸는 도구로만 쓰는 방식도 있습니다.

둘째는 제3자형입니다. 회사와 상관없는 쪽이 남의 증권을 토큰으로 만드는 경우지요. 여기서 다시 두 가지로 나뉩니다. 실제 증권을 맡아 두고 그 소유권을 토큰으로 보여 주는 수탁형, 그리고 증권은 갖지 않고 가격만 따라가는 합성형입니다. 합성형에는 연계증권이나 증권기반스와프, 쉽게 말해 주가 움직임만큼 돈을 주고받기로 한 계약 같은 것이 들어갑니다.

왜 이 구분이 중요할까요? 성명은 제3자형이 거래 상대방이 약속을 못 지킬 위험, 운영상의 사고 위험, 중간에 낀 회사가 파산할 위험을 더 얹을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증권기반스와프는 보통 주식의 의결권이나 정보 접근권 같은 주주 권리를 주지 않습니다. 같은 이름의 토큰이라도 손에 쥔 것이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얘기지요.

보관과 거래도 기존 틀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보관 쪽에서는 2025년 12월 17일 SEC 거래시장국이 증권사의 고객 자산 보호 규칙과 관련한 직원 성명을 냈습니다. 증권사가 고객의 토큰증권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조건 다섯 가지를 정리했는데, 블록체인 위에서 그 증권에 직접 접근해 옮길 수 있을 것, 개인 키를 증권사만 쓸 수 있게 지킬 것, 비상 계획을 갖출 것 같은 내용입니다. 토큰이라고 특별 대우하는 게 아니라, 주식·채권을 지키던 기존 틀에 토큰을 끼워 넣는 방향이지요.

거래 쪽에서는 SEC가 2026년 3월 18일 나스닥의 토큰 주식 시범 사업을 승인했습니다. 대상은 처음엔 Russell 1000 지수 종목과 S&P 500·나스닥100을 따르는 ETF로 한정됐습니다. 토큰 주식과 일반 주식은 같은 호가창과 같은 권리를 갖고, 주문할 때 토큰으로 받겠다고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청산과 결제는 기존처럼 미국 예탁결제기관 DTC가 맡고, 승인 당시엔 DTC 쪽 준비가 끝나야 실제 거래가 시작되는 구조였습니다.

대형 운용사도 먼저 움직였습니다. 블랙록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BUIDL은 5월 기준 20억 달러대 중반 규모로 커졌고, 프랭클린 템플턴은 BENJI로 일찍부터 블록체인 위에서 펀드를 운용해 왔습니다. 피델리티도 2025년 9월 이더리움 위에 국채 머니마켓펀드의 토큰 클래스를 내놨지요. 모두 증권 규정 안에서 움직이는 상품입니다. RWA.xyz 집계로 토큰화된 실물자산 시장은 5월 기준 300억 달러대까지 커졌습니다.

그런데 왜 조심해야 할까?

먼저, 이번 성명은 위원회 차원의 규칙이 아니라 직원의 견해입니다. 법적 효력도, 새 의무도 없다고 성명 스스로 밝혔습니다. 세 부서가 함께 냈다는 점에서 업계가 상품을 설계할 때 기준점으로 삼기엔 충분히 무거운 신호지만, 바뀔 여지가 없는 확정 규칙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다음으로, 블록체인이라고 더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접어 두는 게 좋습니다. 합성형 토큰이 증권기반스와프에 해당하면, 기관이 아닌 일반 투자자와의 거래는 등록된 증권거래소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거든요. 새 그릇이라고 규칙이 느슨해지는 게 아니라, 그릇마다 규칙을 하나하나 따져 묻는 구조입니다.

마지막으로 속도입니다. 미국 주식은 2024년부터 거래 다음 날 결제되는데, 토큰은 이론상 이 시간을 더 줄이고 24시간 거래나 소수 단위 보유를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언제 실제 계좌까지 오느냐는 거래소, 결제기관, 증권사가 각자 준비를 마쳐야 정해집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지금 개인 투자자가 챙길 건 기술보다 구조입니다. 개인이 블록체인을 직접 다루기보다는, 증권사가 토큰 결제를 지원하면 기존 계좌 안에서 토큰 형태의 증권을 들고 있는 모습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때 확인할 질문은 두 가지면 충분합니다. 발행사가 직접 만든 토큰인지 제3자가 만든 토큰인지, 그리고 실제 증권을 맡아 둔 것인지 가격만 따라가는 것인지입니다. 가격만 따라가는 합성형이라면 주주 권리가 빠져 있을 수 있고, 발행한 쪽이 흔들릴 때 그 위험까지 함께 떠안게 됩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

🔸 나스닥 시범 사업의 실제 거래 시작 — DTC 쪽 준비가 끝나고 토큰 주식 거래가 언제 실제로 열리는지

🔸 직원 견해가 규칙으로 이어지는지 — 위원회 차원의 공식 규칙이나 추가 지침이 나오는지

🔸 토큰 펀드의 규모 — BUIDL 같은 토큰화 펀드와 300억 달러대 실물자산 토큰 시장이 계속 커지는지

면책 고지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 전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SEC 직원 성명은 법적 구속력이 있나요?

없습니다. 성명 스스로 직원의 견해일 뿐 법적 효력이나 새 의무를 만들지 않는다고 밝혔지요. 다만 기업재무국·투자운용국·거래시장국이 함께 낸 만큼, 업계가 상품을 설계할 때 기준점으로 삼기엔 충분히 무거운 신호입니다.

수탁형 토큰은 어떤 구조인가요?

제3자가 실제 증권을 맡아 두고, 토큰은 그 증권에 대한 소유 권리를 보여 주는 구조입니다. 증권을 직접 들고 있는 것과 비슷해 보여도, 중간에 맡아 둔 쪽의 위험이 하나 더 끼어 있습니다.

합성형 토큰은 왜 위험이 더 크다고 하나요?

실제 증권을 갖지 않고 가격만 따라가는 구조라, 발행한 쪽이 흔들리면 그 위험을 투자자가 떠안을 수 있거든요. 증권기반스와프라면 의결권 같은 주주 권리도 보통 따라오지 않습니다.

나스닥 시범 사업에서 토큰 주식은 일반 주식과 다른가요?

권리와 호가창은 같습니다. 주문할 때 토큰 형태로 받겠다고 표시하는 방식이고, 청산·결제는 기존처럼 DTC가 맡지요. 대상은 처음엔 Russell 1000 종목과 주요 지수 ETF로 한정됐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토큰증권을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까요?

블록체인을 직접 다루기보다, 증권사가 토큰 결제를 지원하면 기존 계좌 안에서 토큰 형태의 증권을 보유하는 모습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때도 발행사형인지 제3자형인지는 꼭 확인해 볼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