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최대 큰손 스트래티지, 사는 힘이 약해졌다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사 모으던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매입이 줄면 비트코인 시장에 어떤 의미인지 정리했습니다.
목차
비트코인 값이 크게 빠지는 날이면 투자자들이 습관처럼 찾아보던 공시가 있었습니다.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또 샀다는 매입 공시입니다. 6월 셋째 주 기준 약 84만 7,000개를 들고 있는 세계 최대 기업 보유자이고, 몇 년 동안 가격이 빠질 때마다 어김없이 사들였거든요. 시장 아래에 깔린 방석 같은 존재였지요.
그런데 2026년 6월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공시를 기다리는 마음이 '또 샀겠지'에서 '이번에도 살 수 있을까'로 바뀌었고, 회사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팔았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은 스트래티지가 어떤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사 모아 왔는지, 그 방식이 왜 힘을 잃고 있는지, 그리고 비트코인 시장에는 어떤 의미인지 풀어 보겠습니다.
한눈에 보기
회사 : 스트래티지, 비트코인 약 84만 7,000개 보유
달라진 점 : 이자가 싼 전환사채 대신 연 8~11.5% 배당을 주는 우선주로 자금 조달
경고 신호 : 6월 26일 회사 가치가 한때 보유 비트코인 가치 아래로
상징적인 일 : 5월 말 비트코인 32개 매도, 2022년 이후 처음
한 줄 결론 : 언제나 사던 큰손이, 조건이 맞을 때만 사는 큰손이 됐다
스트래티지는 어떻게 비트코인을 사 모았을까?
마이클 세일러 회장의 전략은 단순한 공식 위에 서 있습니다. 꾸준히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꾸준히 비트코인을 산다. 둘 중 하나가 흔들리면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지요.
돈을 모으는 수단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전환사채입니다. 투자자에게 나중에 정해진 가격으로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권리를 주는 대신, 아주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리는 방식이지요. 2020~2025년에 발행한 전환사채의 이자율은 0~2%대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새 주식을 찍어 파는 유상증자였구요.
스트래티지 주가(MSTR)가 비트코인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동안에는 이 방식이 잘 굴러갔습니다. 채권 투자자는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 이익을 볼 수 있으니 낮은 이자도 받아들였고, 회사는 싸게 빌린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습니다. 모두가 이기는 게임처럼 보였습니다.
돈을 구하는 값은 왜 비싸졌을까?
전환사채는 주가가 힘차게 오를 때만 싸게 쓸 수 있습니다. 주가의 힘이 빠지자 조달의 중심은 우선주로 옮겨 갔습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정해진 배당을 먼저 받는 주식인데, 스트래티지는 연 8%(STRK), 10%(STRF), 그리고 매달 바뀌는 배당(STRC)을 약속했습니다. 6월 15일까지 한 주 동안 사들인 비트코인 1,587개도 전부 STRC를 팔아 마련한 돈이었습니다.
STRC는 매달 배당률을 조정해 가격을 액면가인 100달러 근처에 붙잡아 두도록 만든 상품입니다. 6월 배당률은 연 11.5%였지요. 그런데 6월 중순 STRC는 89달러까지 밀려 2025년 7월 상장 이후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높은 배당을 줘도 가격을 지키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이 배당이 비트코인 살 돈보다 먼저 빠져나간다는 점입니다. STRC로만 5월 초까지 85억 달러를 모았으니, 연 11.5%면 그것만으로 한 해 10억 달러 가까운 배당이 나갑니다. 실제로 6월 셋째 주 매입량은 520개, 금액으로 3,49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바깥 환경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2026년 6월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금리를 내린 곳은 없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월 11일 오히려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고, 미국 중앙은행(Fed)은 17일 3.50~3.75%에서 동결하면서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돈이 풀리면 비트코인이 오른다는 익숙한 이야기가 힘을 잃었고, 금리가 높게 버티는 동안에는 연 11%대 배당도 덜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주식을 찍어 비트코인을 사는 방법은 왜 막혔을까?
또 하나의 연료였던 유상증자도 약해졌습니다. 이 방법이 기존 주주에게 이득이 되려면, 스트래티지 주식이 회사가 가진 비트코인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돼야 합니다. 비싼 주식을 팔아 상대적으로 싼 비트코인을 사야 주식 한 주에 담긴 비트코인이 늘어나니까요. 이 비율을 mNAV라고 부르는데, 부채까지 더한 회사 가치를 보유 비트코인 가치로 나눈 값입니다. 1배보다 높아야 증자가 남는 장사가 됩니다.
그런데 6월 26일 이 mNAV가 한때 1배 아래로 내려갔다고 가상자산 매체 The Block이 전했습니다. 6월 셋째 주에 보통주 증자로 3억 3,550만 달러를 모으고도 비트코인 매입에 쓴 돈이 11%가 안 됐다는 점도 같은 흐름으로 읽힙니다.
'절대 팔지 않는 매수자'라는 이미지도 깨졌습니다. 세일러 회장은 5월 5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배당을 위해 비트코인을 좀 팔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실제로 5월 말 32개(약 250만 달러)를 팔아 STRC 배당에 썼다고 6월 1일 공시했습니다. 양은 아주 적지만, 2022년 이후 첫 매도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지요.
그렇다면 큰손이 약해진 비트코인은 끝일까?
여기까지 보면 '가장 큰 매수자가 힘이 빠졌으니 비트코인도 끝이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스트래티지가 무너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매입 속도가 줄었을 뿐, 84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은 그대로 있고 판 양은 32개에 불과합니다. 이 모델은 처음부터 열린 자본시장, 오르는 주가, 우호적인 금리 환경이라는 세 조건에 기대 왔고, 지금은 그 세 가지가 한꺼번에 조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세일러 회장이 다른 길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자동적이고 예측 가능한 매집의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에 대한 믿음과 스트래티지의 이야기는 별개입니다. 그동안 시장에는 세일러 회장이 곧 기관 투자의 상징이라는 쏠림이 있었는데, 거꾸로 보면 한 회사에 너무 많은 기대가 걸려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 회사의 매입이 줄면 비트코인은 다른 수요처를 찾아야 할 뿐, 비트코인을 살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정리하면
스트래티지의 매입 엔진은 싼 빚과 비싸게 팔리는 주식이라는 두 연료로 돌아갔습니다. 지금은 빚이 비싸졌고, 주식에 붙던 웃돈은 사라졌으며, 금리 환경도 돕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격이 빠질 때마다 자동으로 받쳐 주던 매수세는 이제 조건이 맞을 때만 나오는 매수세가 됐습니다.
비트코인 투자자에게 이 변화는 가격 아래의 방석 하나가 얇아졌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가격이 빠질 때 '어차피 스트래티지가 사 줄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 두는 게 좋겠습니다. 비트코인을 들고 있다면 한 회사의 매입이 아니라, 더 넓은 수요가 받쳐 주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
🔸 mNAV가 1배를 되찾는지 — 1배 아래에서 증자로 비트코인을 사면 주당 비트코인이 줄어듭니다. 회복 여부가 매입 재개의 선행 지표입니다
🔸 STRC 가격과 배당률 — 액면 100달러를 되찾는지, 배당률을 더 올려야 하는지. 우선주로 돈을 모으는 창구의 체온계입니다
🔸 주간 매입 공시 — 매입량이 계속 줄어드는지, 비트코인 매도가 다시 나오는지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 전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얼마나 들고 있나요?
옛 이름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인 이 회사는 6월 셋째 주 기준 약 84만 7,000개를 들고 있는 세계 최대 기업 보유자입니다. 몇 년 동안 가격이 빠질 때마다 매입 공시가 올라와서 시장 밑에 깔린 방석 같은 존재였는데, 그 매입 속도가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자금 조달이 왜 어려워졌나요?
0~2%대 이자의 전환사채 대신 연 8~11.5% 배당의 우선주가 조달의 중심이 되면서 비트코인 살 돈이 배당으로 먼저 빠져나가고, 주가에 붙던 웃돈이 사라져 보통주 증자의 효과도 약해졌거든요. 6월 26일엔 mNAV가 한때 1배 아래로 내려갔고, STRC는 6월 중순 89달러로 상장 이후 최저를 찍었구요.
스트래티지가 정말 비트코인을 팔았나요?
네, 아주 적은 양이지만 팔았습니다.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5월 5일 실적 발표에서 배당을 위해 비트코인을 팔 수 있다고 말했고, 5월 말 32개(약 250만 달러)를 팔아 STRC 배당에 썼다고 6월 1일 공시했지요. 2022년 이후 첫 매도였습니다.
스트래티지 주식에서 볼 경고 신호가 있나요?
mNAV가 1배 아래에 머무는지가 첫째입니다. 그 아래에서 증자로 비트코인을 사면 주당 비트코인이 줄어드니까요. STRC가 액면 100달러를 되찾는지, 주간 매입량이 계속 줄어드는지도 같이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