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미국 증시, 오르던 주식이 더 올랐다
2분기에는 이미 오르던 주식을 사는 모멘텀 전략이 44% 넘게 오른 반면, 싼 주식을 사는 가치 전략은 8%에 그쳤습니다. 그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지난 2분기(4~6월) 미국 증시는 2020년 이후 가장 좋은 석 달을 보냈습니다. S&P 500이 15.2% 올랐지요. 반도체 기업들의 큰 실적이 불안한 경제 환경 속에서 투자자를 안심시켰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장 안에서도 어떤 기준으로 종목을 골랐느냐에 따라 성적이 크게 갈렸습니다. 최근 많이 오른 주식을 담는 '모멘텀' 지수는 석 달 동안 44.4% 올랐고, 이익이나 자산에 비해 싼 주식을 담는 '가치' 지수는 8.0%에 그쳤거든요. 다섯 배가 넘는 차이입니다.
오늘은 2분기에 왜 오르던 주식이 더 올랐는지, 그리고 이 승부를 그대로 믿어도 되는지 풀어 보겠습니다.
한눈에 보기
시장 : S&P 500 2분기 15.2% 상승, 2020년 2분기 이후 최고
1위 : 모멘텀 지수 44.4%
가치주 : 가치 지수 8.0%, 시장 전체의 절반 수준
주도 업종 : 정보기술 31.8%, 시장 상승의 3분의 2가량
한 줄 결론 : 추세에 상을 준 분기였지만, 바로 앞 분기는 반대였다
종목을 고르는 기준에 따라 성적은 어떻게 갈렸을까?
주식을 공통된 성격으로 묶어 고르는 방식을 '팩터'라고 부릅니다. 싼 주식(가치), 최근 많이 오른 주식(모멘텀), 덜 흔들리는 주식(저변동성), 재무가 탄탄한 주식(퀄리티) 같은 식이지요. 지수 회사 S&P 다우존스 지수는 이런 기준별로 지수를 따로 만들어 성적을 발표합니다.
2분기에는 발표된 팩터 지수가 모두 올랐습니다. 여기서 수익률은 주가 상승에 배당까지 더한 총수익 기준입니다. 다만 오른 정도가 크게 달랐어요. 모멘텀이 44.4%로 맨 위였고, 고베타가 34.4%, 성장이 21.9%, 퀄리티가 20.2%였습니다. 반면 저변동성은 3.1%, 가치는 8.0%에 머물렀지요. 가치 지수는 6월 한 달엔 0.05%로 거의 제자리였구요.
고베타의 베타는 시장이 1% 움직일 때 그 종목이 얼마나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고베타 지수는 시장보다 크게 출렁이는 종목을, 저변동성 지수는 덜 출렁이는 종목을 담지요. 두 지수의 차이가 30%포인트를 넘었다는 건, 이번 분기에 시장이 안전보다 공격을 택했다는 뜻입니다.
위험을 많이 질수록, 최근에 많이 오른 종목일수록 더 많이 받은 셈입니다. 미국만의 일도 아니었습니다. 미국 자산운용사 Russell Investments의 보고서는 2분기 여섯 개 지역 모두에서 가치와 저변동성이 시장보다 뒤처졌고, 모멘텀은 다섯 곳에서 앞섰다고 정리했습니다.
모멘텀을 밀어 올린 건 무엇이었을까?
답은 한 업종에 있습니다. 정보기술 업종은 2분기에 31.8% 올랐습니다. S&P 500 상승률 15.2% 가운데 10.5%포인트 정도가 이 업종 몫이었지요. 시장 상승의 3분의 2가량을 한 업종이 만든 셈입니다.
모멘텀 지수는 최근 많이 오른 종목을 더 담는 규칙이라, 이런 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반도체 중심 기술주로 채워집니다. 모멘텀의 성적표가 사실상 기술주의 성적표와 겹치는 이유지요.
배경이 순했던 것도 아닙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6월 17일 금리를 3.50~3.75%로 동결하면서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 뒀고, 6월엔 AI 투자 열기가 얼마나 갈지와 물가를 둘러싼 걱정도 컸습니다. 금리가 내려와서 오른 장이 아니라, 실적이 끌고 간 장이었다는 뜻입니다.
6월에는 결이 조금 바뀌기도 했습니다. 정보기술은 3% 남짓 빠졌고 상위 50개 대형주도 5% 가까이 내렸는데, 돈이 대형 클라우드 기업에서 반도체와 방어적인 종목 쪽으로 옮겨 갔다는 평가가 나왔지요. 그런데도 모멘텀 지수는 6월에 7.5% 더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모멘텀만 담으면 될까?
여기까지 보면 '가치주는 이제 안 되고 모멘텀만 담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분기만 앞으로 넘겨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모멘텀 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6.2%로, 2분기 수익률 44.4%보다 낮습니다. 계산해 보면 1분기엔 모멘텀이 오히려 손실을 봤다는 뜻이지요. 가치 지수는 연초 이후 8.0%로 2분기 수익률과 같으니, 1분기엔 거의 제자리였구요. Russell Investments도 2분기를 '1분기의 가치 우위가 뒤집힌 분기'로 봤습니다. 모멘텀이 또 이긴 게 아니라, 석 달 만에 순서가 바뀐 겁니다.
이건 모멘텀이라는 규칙의 약점과도 이어집니다. 최근에 오른 종목을 담기 때문에, 시장을 이끄는 업종이 바뀌면 한발 늦게 따라 바뀝니다. 그 사이의 손실은 이 전략이 늘 치르는 비용이지요. 게다가 지금의 모멘텀은 반도체에 크게 기대고 있어서, 이름은 '팩터'여도 실제로는 업종 하나에 거는 몫이 큽니다.
정리하면
2분기는 실적이 좋은 반도체와 기술주가 시장을 끌고 가면서, 그 추세를 그대로 담는 모멘텀 전략이 가장 크게 보상받은 석 달이었습니다. 가치주는 무너진 게 아니라 다른 쪽이 훨씬 빨리 달린 거구요.
하지만 바로 앞 분기엔 순서가 반대였습니다. 팩터의 1등 자리는 한 분기 만에도 주인이 바뀔 수 있고, 한 분기 점수판은 그 분기만 말해 줍니다.
여러 성격의 주식을 고르게 담은 투자자라면 계획한 대로 비중을 맞추는 게 무난해 보입니다. 이번 성적을 보고 모멘텀 쪽으로 크게 옮긴다면, 그건 사실상 반도체 업종에 거는 결정이라는 점을 알고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
🔸 정보기술 업종의 다음 분기 수익률 — 6월처럼 기술주가 쉬는 달이 늘면 모멘텀 지수의 구성과 성적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 미국 금리의 다음 방향 — 열어 둔 인상 가능성이 실제 인상으로 이어지면 비싼 성장·모멘텀 종목이 먼저 부담을 느끼기 쉽습니다
🔸 모멘텀과 가치의 격차 — 2분기 36%포인트 넘게 벌어진 차이가 좁혀지는지가, 1분기 같은 순서 바꿈이 다시 오는지를 알려 줄 겁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 전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2026년 2분기에 모멘텀이 가치주를 이긴 건 시장 과열 때문인가요?
과열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S&P 500이 15.2% 올라 2020년 2분기 이후 최고의 분기를 보냈고, 반도체 실적을 앞세운 정보기술 업종이 31.8% 오르며 상승의 3분의 2가량을 만들었거든요. 그 추세를 그대로 담은 모멘텀 지수가 44.4%로 가장 많이 받은 셈입니다.
가치주는 2분기에 손해를 봤나요?
아닙니다. S&P 500 가치 지수도 8.0% 올랐습니다. 다만 지수 전체 15.2%의 절반 정도였고 6월엔 거의 제자리여서, 상대적으로 크게 뒤처진 분기였지요.
모멘텀이 1분기에도 가치를 이겼나요?
아니었습니다. 모멘텀 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36.2%)이 2분기 수익률(44.4%)보다 낮아, 1분기엔 손실을 봤다는 뜻이거든요. Russell Investments도 2분기를 1분기의 가치 우위가 뒤집힌 분기로 정리했습니다.
한 분기 팩터 성과를 보고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하나요?
한 분기 결과는 다음 분기를 증명하지 못합니다. 바로 앞 분기에 순서가 반대였던 것처럼 팩터의 주도권은 예고 없이 바뀌구요. 분산 포트폴리오라면 계획된 리밸런싱을 그대로 하고, 한쪽으로 크게 옮겼다면 그게 업종 쏠림에 가까운 베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두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