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분배금 주는 비트코인 ETF, 현물보다 나을까?
블랙록이 매달 분배금을 주는 비트코인 ETF를 내놨습니다.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그냥 비트코인 ETF와 비교해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내주는지 정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매달 분배금을 주는 비트코인 ETF는 현물 비트코인 ETF보다 더 나은 상품이 아니라, 오르는 몫의 일부를 매달 현금과 바꾼 다른 상품입니다. 비트코인이 크게 오를 거라고 보고 산다면 현물 ETF가 논리에 맞습니다. 반대로 비트코인을 자산 한쪽에 담아 두고, 들고 있는 동안 현금이 들어오길 바란다면 검토해 볼 만한 선택지지요.
세계 최대 운용사 블랙록은 6월 16일 나스닥에 iShares 비트코인 프리미엄 인컴 ETF(BITA)를 상장했습니다. 왜 이렇게 보는지, 분배금이 어디서 나오고 그 대가로 무엇을 내주는지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한눈에 보기
상품 : iShares 비트코인 프리미엄 인컴 ETF(BITA), 6월 16일 상장
구조 : 비트코인을 들고, 자산의 약 25~35%에 콜옵션 매도
블랙록 제시치 : 상승분 약 70% 유지, 연 10%대 중후반 분배
운용보수 : 연 0.65% (현물 ETF인 IBIT는 0.25%)
한 줄 결론 : 오를 때 덜 벌고 떨어질 때 덜 잃는, 성격이 다른 상품
분배금은 어디서 나오는 돈일까?
현물 비트코인 ETF는 단순합니다. 실제 비트코인을 들고 있을 뿐이라 분배금이 없고, 수익은 오로지 가격에서 나옵니다.
BITA는 여기에 한 겹을 더 얹습니다. 실제 비트코인과 블랙록의 현물 ETF인 IBIT(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 지분을 들고, 자산의 약 25~35%에 대해 IBIT 콜옵션을 팝니다. 콜옵션은 '정해진 가격(행사가)에 살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 권리를 사 간 쪽이 내는 값, 즉 프리미엄이 펀드로 들어오고 그게 분배금이 되지요.
집주인이 '이 가격이 되면 넘기겠다'는 약속을 팔고 약속값을 미리 받는 것과 비슷합니다. 집값이 그대로면 약속값만 챙기고, 크게 오르면 약속한 가격에 넘겨야 하구요.
파는 방식도 정해져 있습니다. 지금 가격 부근에 행사가를 둔 콜옵션을 매주 자산의 약 7.5%씩 나눠 팔아, 만기가 다른 네 묶음이 겹치게 합니다. 프리미엄은 매주 들어오고 분배는 매달 나갑니다. 화면에 보이는 '10%대'는 공짜가 아니라, 행사가 위로 오르는 몫을 팔아서 모은 돈입니다.
오를 때는 얼마나 덜 벌까?
블랙록 디지털자산 총괄 로버트 미치닉은 상장 때 "지금 계산으로는 IBIT 상승분의 70%를 유지하면서 10%대 중후반 수익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숫자는 구조에서 바로 나옵니다. 콜옵션을 판 30% 정도는 행사가 위로 오르는 몫을 넘기고, 나머지 70%만 비트코인을 그대로 따라가니까요.
6월 중순 비트코인은 6만 5,000달러 안팎이었습니다. 한 달 뒤 20% 올라 7만 8,000달러가 됐다고 해 보지요. 현물 ETF는 20%를 그대로 법니다. BITA는 콜옵션을 팔지 않은 부분에서 약 14%포인트를 벌고, 나머지에서는 상승분 대신 프리미엄만 받습니다. 실패가 아니라 설계 그 자체입니다.
비트코인이 폭발적으로 오르는 해에는 차이가 더 벌어집니다. 2024년 한 해 비트코인은 약 120% 올랐습니다. 같은 구조였다고 치면 상승분의 70%인 84%에 분배금을 더해 100% 안팎이 나옵니다. 큰 수익이지만 현물보다는 한참 뒤지지요.
떨어질 때는 얼마나 덜 잃을까?
6개월 동안 30% 떨어진다고 해 보겠습니다. 현물은 고스란히 30% 손실입니다. BITA도 같은 하락을 맞지만, 그동안 받은 프리미엄이 쿠션이 됩니다. 연 10%대 중후반을 6개월 받았다면 7~9%포인트 정도라, 단순 계산으로 순손실은 20%대 초반입니다. 덜 아픈 것이지, 안 아픈 게 아닙니다.
마음으로 느끼는 차이도 있습니다. 2024년 비트코인은 하루에 4% 넘게 움직인 날이 50일을 넘었습니다. 매주 쌓이는 프리미엄이 작은 하락을 메워 주면, 같은 비트코인이라도 덜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겁이 나서 바닥에서 팔아 버리는 투자자에게는 이 차이가 실제로 의미가 있지요.
이런 상품이 처음은 아닙니다. 주식이나 코인을 들고 그 위에 콜옵션을 파는 전략을 커버드콜이라고 하는데, 미국 운용사 NEOS의 BTCI와 Roundhill의 YBTC 같은 비트코인 커버드콜 ETF가 이미 있고 골드만삭스도 4월에 비슷한 상품을 신청했습니다. BITA의 보수 0.65%는 이들보다 낮은 편이고, IBIT 옵션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7억 달러 수준이라 매주 옵션을 나눠 파는 데 필요한 거래량도 받쳐 줍니다.
그런데 왜 조심해야 할까?
첫째, 분배금은 약속이 아닙니다. 옵션 프리미엄은 가격이 크게 출렁일수록 두툼해집니다. iShares도 비트코인 변동성이 낮아지면 분배금이 줄 수 있다고 밝혀 두었습니다. '10%대 중후반'은 지금 시장에서의 계산일 뿐이고, 변동성이 크게 낮아지면 4%대 미국 국채 금리와의 차이도 좁아집니다.
둘째, 상승장에서 느끼는 박탈감이 큽니다. 설계라는 걸 머리로 알아도, 비트코인이 치솟는 날 현물 ETF가 더 버는 걸 지켜보기는 쉽지 않지요. 횡보장에서 받은 분배금이 상승장에서 놓친 몫을 마음속에서 메워 주지는 않습니다.
셋째, 세금 구조가 다릅니다. 미국 세제 기준으로 현물 ETF는 1년 넘게 들고 팔면 장기 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됩니다. BITA는 파트너십 구조라 K-1이라는 별도 세금 서류가 나오고, 옵션 이익은 보유 기간과 상관없이 60%는 장기, 40%는 단기로 나눠 과세됩니다. 한국 거주자에게는 국내 세법이 적용되고 환율도 따로 따져야 하니, 구조 차이를 이해하는 참고로만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볼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비트코인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비트코인을 사는 이유는 거의 언제나 가격 상승입니다. 그런데 커버드콜은 바로 그 상승의 일부를 팔아 현금을 만듭니다. 오를 거라고 믿어서 샀는데 오르는 몫을 팔고 있다면 목표와 수단이 어긋난 셈이지요.
반대로 비트코인을 자산의 일부로만 담고 주기적으로 비중을 맞추는 투자자라면, BITA의 비교 대상은 현물 ETF가 아니라 다른 인컴 자산입니다. 가격이 옆으로 기거나 조금씩 내리는 구간에서는 커버드콜이 가장 잘 작동하구요. 무엇을 내주는지 알고 고른다면 어느 쪽이든 틀린 선택은 아닙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
🔸 첫 몇 달의 실제 분배금 — 제시된 연 10%대 중후반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 비트코인 변동성 — 변동성이 내려갈 때 분배금이 얼마나 얇아지는지
🔸 경쟁 상품 — 골드만삭스가 4월에 신청한 상품을 포함해, 비트코인 커버드콜 ETF끼리 보수와 분배금 경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 전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비트코인 인컴 ETF의 분배금은 어디서 나오나요?
보유 자산의 약 25~35%에 IBIT 콜옵션을 팔아 받는 프리미엄입니다. 등가격 콜을 매주 나눠 팔고, 모인 프리미엄을 매달 분배하지요. 공짜가 아니라 행사가 위로 오르는 몫을 팔아서 만든 돈이라는 게 핵심이에요.
현물 비트코인 ETF와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현물 ETF는 실제 비트코인만 들고 있어 분배금이 없고, 오르면 오른 만큼 다 가져갑니다. 인컴 ETF는 매달 분배금을 주는 대신 상승분의 약 30%를 옵션을 산 쪽에 넘기지요. 블랙록이 말한 '상승분 약 70% 유지'가 이 뜻입니다.
비트코인이 떨어지면 인컴 ETF는 손실을 막아 주나요?
막아 주지는 않고 조금 줄여 줍니다. 6개월 동안 30% 떨어지는 사이 연 10%대 중후반의 프리미엄을 받았다고 치면 7~9%포인트가 쿠션이 되어, 단순 계산으로 순손실은 20%대 초반이거든요. 완충재이지 방어막은 아닙니다.
분배율 10%대 중후반은 보장되나요?
보장되지 않습니다. 옵션 프리미엄은 변동성이 클수록 커지는데, iShares도 비트코인 변동성이 낮아지면 분배금이 줄 수 있다고 밝혔어요. 첫 몇 달의 실제 분배금을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세금은 어떻게 다른가요?
미국 세제 기준으로 현물 ETF는 1년 넘게 보유하면 장기 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됩니다. 인컴 ETF는 파트너십이라 K-1 서류가 나오고, 옵션 이익은 보유 기간과 무관하게 60% 장기·40% 단기로 나눠 과세되지요. 한국 거주자는 국내 세법이 적용되니 구조 차이를 이해하는 참고로만 보시면 됩니다.